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내 미래였으면 하는 망원인더씨티

책을 읽고

by emje 2020. 4. 8. 02:06

본문

 

0. 직장인의 다음은 무엇일까?

대학을 졸업하고 어쩌다 보니 회사를 다니고 있다. 변하지 않는 단조로운 생활은 재미가 없다. 집-회사-집-회사-집-회사-친구집-집-회사. 지금까지는 항상 목표해야하는 미래가 있었다. 초등학생일 때는 중학생, 중학생일 때는 고등학생, 고등학생일 때는 대학생, 대학생일 때는 취준생, 취준생일 때는 직장인. 정해져있는 다음 단계가 있었다.

 

직장인이 된 이후에 나는 우두커니 서 있었다. 다음 단계가 뚜렷하지 않음에 당혹스러웠다. 직장인 이후는 뭐지? 결혼인걸까? 이건 공부나 취준과 같은 어떤 정량적인 노력을 해서 이룰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 같은데...  

 

변화가 필요했다. 다만 단기적이고 일회적인 변화는 말고. 변화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가장 중요한 것이 생각났다. 나의 생활을 둘러싸고 있는 곳. 의식주를 모두 관장하는 공간, 바로 집이었다. 아쉽게도 100원이 모잘라 반포 자이를 사지 못하고 대신 부동산에 대한 욕망을 잠재워줄 책을 읽었다.

 

 

1.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엄마와 나.

우리 집에도 여자 둘이 살고 있는데 바로 엄마와 나다. 다른 나이, 다른 인생, 다른 취향, 다른 성격의 우리는 동일한 공간도 다르게 받아들인다. 엄마는 자잘한 소품들이 아무렇게나 놓여져 있는 것에 대해, 삶이란 그런 것이라 아무렇지 않게 넘긴다. 나는 자질구레한 것들을 정리하는 게 삶에 대한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해 자잘한 소품에게 자리를 정해준다. 엄마는 신발을 벗어 바닥에 놓고, 난 그 신발을 신발장에 올린다. 둘이 사는 집에는 한 사람만의 규칙은 성립할 수 없다, 신발의 위치가 그 사실을 증명한다. 꼭 가족에게만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닐거다. 사람들은 다르니까. 그래서 이 책이 멋지고 재미있다.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집에서 같이 사는 이야기라서.

 

 

2. 멋진 가게의 단골인 사람들이라면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라는 책이 존재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더라. 처음은 망원동 Pers와 바르셀로나 관련 트윗이었던 것 같다. (기억을 더듬는 것이라서 아닐 가능성도 높다.) 확고한 개성을 가진 가게(의 주인)들과 친한 사람들의 책이라면 멋질 것 같았다. 그리고 여자 둘의 삶을 썼으니, 더 기대할 수 밖에 없었다.

*망원동 perse
너무 가보고 싶어서, 예약을 하고 한 번 가봤다. 예상했던 대로였다. 바질 페스토 파스타는 완벽했고, 와인은 조금 비쌌다. 지갑을 어루만지며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 완벽히 메워지지 못한 허기에 친구와 2차를 갔다. 이후 한 번 더 갔고, 나에게 pers는 특별한 공간이 되었다.

http://naver.me/FPX64SL5

 

 

*망원동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 오랜 웨이팅 끝에 5분만 더 기다려보고 안되면 다른 곳을 가야지 하는 찰나에 입장했다. 분위기가 좋았다. 반지하의 작은 공간에 곳곳에 애정이 듬뿍 담긴 곳이었다. 맛도 좋았지만 나에게 허용된 예산을 초과했다. 바르셀로나에 대한 이야기는 책에도 몇 번 등장한다. 바르셀로나의 (현) 사장님은 (구) 디자이너였으며, 김하나님의 멋진 책장을 제작해주었다.

http://naver.me/G6Z3jVl7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와 황선우.
그래서 읽어봐야 생각했고, 읽었다. 어릴 적 보았던 섹스앤더시티의 뉴욕라이프처럼 그들의 망원라이프는 막연히 꿈꾸던 미래 그대로였다. 책과 음악, 공연 등 신기하게도 닮은 취향을 가졌던 저자들은 온라인 상에서 우연히 만나 지인으로 알고 지내다가 점차 친해진다.

 

지인에서 친구로 관계가 발전하고 이후 룸메이트가 되기까지 친해지는 과정도 일상감이 넘치면서도 판타지스럽다. 어떤 주제를 말해도 대화가 술술 풀리는 친구라니. 탄탄한 배경 지식, 과하지 않은 주장, 적절한 유머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만남이라니.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 또한 흥미가 진진하다.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는 것은 마냥 꿈처럼만 느껴졌는데 힘을 합친다면 가능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특히 청소에 관한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확실히 청소와 정리가 보여주는 개인의 특성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건 얼마 전에 보았던 유튜버 신사임당님의 영상에 재테크 전문으로 유명하진 유수진님이 언급하신 바와도 유사하다.
* 유수진의 재테크 (신사임당 유튜브) 

https://youtu.be/C1HOggMJSS0

부자가 되고 싶다면, 자신의 상황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했다. 그렇기에 방 청소를 먼저 시작하라고 하더라. 공감이 많이 됐다. 어떤 큰 덩어리의 일을 시작하기 전, 나도 가장 먼저 하던 일이다. 이불을 걷어내고 먼지를 닦아내고, 옷장 속 서랍을 샅샅이 뒤지며 몇 년 간 입지 않은 옷들을 정리한다. 많이 입어서 질린 옷인지, 아니면 잘 맞지 않는 옷인지. 자주 정리하고 청소할수록 삶의 자질구레한 부분들을 걷어내는 기분이다.

 

이런 내 취향을 김하나님의 글이 백만프로 충족시켜줬다. 정리와 청소, 수리에 대해 서술한 문장 하나 하나가 정말 주옥 같다. 읽으면 청소를 하고 싶어지고 혹은 내 방이 청소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술과 음악에 대한 취향도 확고해서 함께하는 노후를 꿈꾸며 한 곡씩 업데이트한다는 하와이안딜리버리 계정도 매력적이고건강한 삶을 위해서 운동이나 기념일을 함께 하는 모임이 있는 것도 멋졌다.

*하와이안딜리버리

https://www.youtube.com/channel/UC6-VyuVuHTt6hTj_-aJrgKQ

 

hawaii delivery

20년 뒤 바닷가에 오픈할 칵테일바의 음악을 하루에 한 곡씩 리스트업 해두는 계정입니다

www.youtube.com

 

 

4. 여자들은 살고 싶습니다, 그 여자 둘처럼.
여자라면 그 둘처럼 살고 싶지 않을까. 실제로 김하나님은 4대 광고회사(뜨바라고 불리는 TBWA) 출신의 카피라이터이며 브랜딩 회사 대표님이기도 했고 현재는 팟캐스트 진행자이자 작가이다. 황선우님은  W매거진 에디터 그리고 젠틀몬스터 디렉터이기도 했다. 광고, 브랜딩, 매거진, 패션회사(선글라스이지만!)까지 섭렵한 트렌디함은 글 속에서도 숨겨지지 않고 은근슬쩍 나타난다.

*김하나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kimtolkong

트위터 https://twitter.com/kimtolkong


*
황선우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bestrongnow

트위터 https://twitter.com/bestrongnow

 


5. 친구들에게 열심히 추천하고 있습니다.
예스24에서 독자들이 선정한 '2019 올해의 책'으로 뽑히기도 했다.

http://ch.yes24.com/Article/View/40527

 

예스24, 독자들이 선정한 '2019 올해의 책' 투표 결과 발표 | YES24 문화웹진 채널예스

예스24가 지난 한 달간 진행한 2019년 ‘올해의 책’과 ‘올해의 커버’를 뽑는 온라인 투표에서, 독자들이 선정한 올해의 책 1위에 『여행의 이유』가, 올해의 커버 1위에는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가 선정됐다. (2019. 12. 10)

ch.yes24.com

 

 

6. 읽을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

난 처음에 도서관에 신청해서 보았는데, 이후에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가 빌려왔다. 이후에 우연찮게 리디셀렉트에서 회원가입 프로모션을 하고 있어서 들어가봤다니 여기서도 볼 수 있더라. 리디셀렉트는 마지 편집샵처럼 리디북스의 셀렉션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이고 회원가입을 하면 한 달간 무료이다.

https://select.ridibooks.com/home

 

 

리디셀렉트

베스트셀러부터 프리미엄 아티클까지

select.ridibooks.com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