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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톰보이 리뷰 | 셀린시아마 감독의 물음, 미카엘은 되고 로레는 안되나요?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by emje 2020. 5. 2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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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 을 인상깊게 봤었다. 배경 음악 없이 진지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전개에 깜빡 졸긴 했지만. 여성 감독 셀린시아마의 신작 영화 이름이 '톰보이' 라는 것을 어디선가 듣고서는 티져영상, 예고편 하나 보지 않고는 그냥 기대했다. 

 

 

결론적으로는 국내 영화 중 윤가은 감독의 우리집이나, 김보라 감독의 벌새, 그레타거윅 감독의 레이디버드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영화를 좋아하실거에요.

 

네이버 영화 톰보이 평점 관람객 8.6, 평론가 7.33

 

영화 톰보이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과 일반정보를 1. 제목과 스토리 2. 느낀점 3. 감독과 배우 4. 러닝타임 및 평점 정도로 분류하여 써보겠습니다.

 

1. 제목과 스토리

톰보이는 소위 남자아이의 성격이나 언행을 보여주는 여자아이라는 의미라고 네이버 오픈사전에서 나옵니다. 성별에 따라 성격과 언행이 무조건 다르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네요.

 

 

 

전 어릴 적에 지금 이름이 아닌 다름 이름이고 싶었어요. 그래서 노트에 내가 원하는 이름을 써놓기도 하고, 새로운 가족 관계도를 만들기도 했죠.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 지금보다도 더 명확했을 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주인공은 이사를 통해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낯선 지역에 왔겠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우선 새로운 친구에게는 자신을 '미카엘'이라고 소개합니다. 처음 만난 친구 리사의 도움으로 다른 친구들과 쉽게 친해진 미카엘, 축구를 하며 우정을 이어갑니다. 술래잡기 같은 게임을 하기도 하고, 수영장에 가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죠.

 

 

 


집에서 미카엘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생과 그림을 그리며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엄마는 미카엘을 로레라고 부르고, 동생인 잔은 언니라고 부릅니다. 미카엘은 여자였고, 이름은 로레였습니다.

 

 

 

아무래도 톰보이의 주인공 로레는 미카엘인 자신을 조금 더 좋아한 것 같습니다. 왜냐면 미카엘은 머리를 기를 필요도 없고, 원피스를 입지 않아도 되고, 축구도 할 수 있고, 아무데서나 웃통도 깔 수 있고, 밖에서 오줌도 눌 수 있더라고요.

 

확실히 긴 머리에 치마를 입고, 축구는 구경 밖에 할 수 없으며 상의도 벗을 수 없고 오줌은 집에서만 눠야하는 (물론 이건 당연한 것이니다) 리사보다는 좋은 점이 많은 것 같긴 합니다. 차이는 남자아이로 받아들여지느냐, 여자아이로 받아들여지느냐 뿐인데 사회적 관습에 의해 허용되는 행동이 다르긴 하더라고요.

 

사실 영화 초반에 미카엘은 자기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말한 적 없었어요. 그냥 다른 스타일을 하고, 축구가 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축구를 하면서 봤던 침뱉기를 집에서 연습하고, 여자용 수영복을 남성용 수영복처럼 잘라버리면서 자신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길 원하는지를 관객에게 좀 더 명확히 알려줍니다. 

 

아슬아슬하게 미카엘인채로 살아가는 로레, 은근 영화에 긴장감을 더해줍니다. 

 

 

2. 영화 톰보이를 보며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나는 어땠더라?

미카엘이 되고 싶었던 로레에게 애정을 느끼는 것은 저 뿐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저도 어릴 때에는 머리가 짧았고, 치마를 입지 않았고, 농구를 했어요. 남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 없지만, 남자애들과 같은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은 항상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미카엘이 되고 싶었던 로레가 이해갔습니다. 그리고 그래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3. 감독 및 배우 

셀린 시아마는 프랑스의 영화 감독입니다, 각본도 쓰는 분이고요. 확실히 각본과 감독이 동일한 인물일 때, 그 사람의 색채가 더욱 짙게 나타나는 것 같아요.

 

톰보이는 셀린시아마의 두 번째 영화였는데, 우리나라에서 개봉이 늦게 되었을 뿐 실제로는 2011년도에 만들어졌습니다. 세련된 연출과 영상미, 스토리 전개 방식때문에 전혀 몰랐어요! 거의 10년이 된 영화였다니...

 

로레 역할을 맡았던 조에 에랑은 1999년생으로 이미 21살입니다. 영화 속 로레도 그쯤 되겠네요, 여름날의 미카엘로 보냈던 시간을 간직한 채 어떤 사람으로 자랐을지 궁금해요. 

 

 

4. 러닝타임 및 평점

82분으로 한시간 반이 되지 않는 시간입니다. 길지 않은 시간동안 로레를 응원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져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공감가는 평론과 공감을 많이 받은 리뷰를 가져와봤는데요.

 

영화 저널리스트 이은선님의 '온전한 나로서 나의 이름을 말하기까지' 라는 제목이 좋았습니다. 성장의 관문에 대해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과 행동으로, 어떤 편견이나 강요 없이 이야기를 끌고 간다고 말하는 점이 셀린 시아마 감독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관람객들의 공감을 많이 받은 평점은 역시, '이해가 간다' '로레 미카엘 사랑해!' 이 영화를 보게된 사람들은 어쩔 수 없나봐요. 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나도 그랬었지 추억하게 되고 로레 미카엘을 응원하게 됩니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찾아 미카엘이 되었던 로레처럼, 오늘도 제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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