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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진 | 인공지능 투자가 퀀트 (220904)

책을 읽고

by emje 2022. 9. 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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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를 아는 줄 알았는데, 전혀 몰랐다."
'퀀트'를 처음 알게 되었던 건 한참 재테크 공부를 하던 1-2년 전. 현재는 업라이즈의 CEO인 김단테님의 유튜브와 할 수 있다 알고투자의 강환국님의 영상을 보면서였다. 그때는 단순히 퀀트=포트폴리오 투자의 느낌으로 생각했고, 이후에도 이번 책을 읽을 때까지 나는 퀀트를 주식 외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를 하는 개념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언급하는 '퀀트'는 Quantitative 계량적인 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즉 무엇이든 정량적인 방식으로 계산하는 방식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었다.

3부 퀀트의 현재와 미래에서 퀀트를 다양한 직무로도 설명해주지만, 크게는 Sell side와 Buy side로 나눠주는데 (난 이런 MECE한 구분이 참 좋다...) Sell은 결국 팔기 위해 적정 가격을 계산하여 상품을 합성하는 측면이고, Buy는 사는 것 즉 미래 가격이나 가치를 예측해서 직접적인 투자로 수익을 얻는 것이었다. Sell에서의 가격 계산과 상품 합성을 위해 요인을 분석하는 여러 이론들과 연구가 있는 듯했고 Buy는 미래라는 시점이 좀 더 중요한 것 같았다.


"수학의 정석과 현직 퀀트의 에세이와 채용 설명서가 한 권에"
1부 퀀트의 탄생은 수학의 정석 중 '이론' 과 같은 느낌이었다. 퀀트를 구성하고 있는 굵직한 원리들을 설명해주는 부분이 그랬는데, 한편으로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줘서 꽤나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투자자산운용사를 공부할 때 봤던 내용들이 제법 나와서 반가우면서도 새로웠다. 델타-헤징 전략이나 블랙-숄즈 방정식 등 퀀트의 기본이 되는 개념들의 배경을 알게 되었는데, 특히 블랙-숄즈 방정식의 경우 작은 관계식들을 더해 전체식을 구현해낸다는 것과 이를 물리학의 브라운 운동을 모티브로 했다는 부분이 신기했다. 이과적 지식이 전무하다 보니 과학과 공학의 연결 고리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곤 했는데 (ex. 왜 테슬라의 일론머스크는 물리학을 전공했는지...) 이 궁금증이 조금 해결된 것 같았다.

 

"카지노-알고리즘-주식시장-NASA-암호-무역상인"
크게 연관성이 없는 것 같기도 하는 단어들을 연결해주는 것은 결국 퀀트였다. 많은 돈이 움직이는 카지노에서 퀀트가 먹혔는지, 그 먹힌 퀀트가 주식시장에도 적용이 가능했는지 등 다채로운 과학자/공학자들의 연구와 그 결과에 대해 결국 '수익'이 증명되었는지를 보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박사라고 돈을 다 잘 버는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역시 천재라면 돈을 더 잘 벌 수 있는 것 같다...) 

기억에 남는 문장들과 개인적인 경험
p83. 나는 천체의 움직임을 계산할 수 있었지만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었다. by 뉴턴
*인간의 광기는 은은하게 혹은 적나라하게 시장 상황에 따라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나'만 봐도 알 수 있다. 급상승하는 종목에 겁 없이 올라타기도 하고 떨어지는 종목은 죽어도 안 팔기도 하니까...!

p108. 데이비드 쇼의 묶음 거래: 서로 간의 영향을 분석하고 이들 묶음 안에서 통계적 틈이 발생할 때 빠르게 거래해 수익을 내는 방식
ex. 스마트폰 산업군의 삼성전자-HTC-애플
*국내 주식 중 반도체 산업군의 삼성전자-이오테크닉스-등...의 묶음은 나도 생각은 했지만 통계적 틈에 의해 진입한 것은 아니고 빠르게 거래하지도 못했고... 반도체 가격은 열심히 내려가고 있다...!

p111. BARRA의 요인 분석과 민감도 > p115. 멀러의 PDT (Process Driven Trading) 통계적 차이를 이용한 거래 
지금도 멀러의 요인 분석형 통계적 차익거래 알고리즘은 사용되고 있다

p126-8. 사이먼스의 히든마코프모델: 보이는 요인의 확률 관계로 보이지 않는 가격 패턴을 파악해내는 것
ex. 위성사진으로 판독한 월마트의 주차장 차량 증감률 > 월마트의 주가
*테슬라 주가 분석을 하는 테슬람들 중에서 테슬라 생산시설의 주차장? 등의 인공 사진을 확인해서 생산 효율성을 확인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데 이를 통칭하는 개념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p132. 시카고의 트레이딩
뉴욕의 월가와는 다르게 시카고의 트레이딩은 market making을 통한 유통 마진을 남기는 것이 주요 수익 원천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유동성을 공급해주고 스프레드 차이(구매가와 판가의 차이)를 수익으로 얻는 것인데, 마진이 줄어들더라도 거래량이 많아지면 수익은 치솟는다는 것이 시장이 얼마나 큰지 알려주는 내용이라 재밌었다. 

p289. 세르게이의 플랫폼 개선

에세이 중 첩보전 쪽에 속하는 내용이고 퀀트 쪽에는 스파이가 매우 많다는 것을 이야기해주는데, 뜬금없이 세르게이의 비효율적인 업무 체계 개선에 대한 내용이 마음에 와닿았다. 단기적으로 시간이 들고 개인의 효율은 떨어지더라도 장기적으로 체계를 개선하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플랫폼 구축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업무 대시보드를 며칠 걸려 만들어내던 때를 생각나게 해서 더 인상적이었던 듯하다.

 

뒤쪽 내용에서 데이터의 병렬 처리를 통한 속도 개선과 엔비디아...(아는 곳 나와서 의외로 내적 친밀감... 주주도 아니면서)
광선 설치를 통한 초단타.. 경쟁, 그 외에 '알고리즘'만이 퀀트 개인을 증명해줄 수 있는 능력이 되는 것 등. 낯선 내용들이지만 개념 자체는 인사이트가 많았다. 특히 언제 잘릴지 알 수 없는 퀀트들에게는 자신의 성과를 숫자로 입증할 수 있는 '알고리즘'만이 남는다고 했는데 이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통용되는 것 아닐까. 


cf. 목차
제1부. 퀀트의 탄생

1장. 카지노를 굴복시킨 알고리즘
2장. 세계 최대 카지노, 주식시장
3장. 월스트리트로 떠나는 NASA 과학자들
4장. 시장의 암호를 해독하라
5장. 인공지능이 된 무역상인

제2부. 전쟁의 시작
퀀트 업계~인공지능 제작자~첩보전~헤지펀드 쿼터


제3부. 퀀트의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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